항성은 막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는 천체이기 때문에 늘 중력에 의해 천문학적인 압력으로 쥐어짜여지고 있다. 이 거대한 힘을 통해 항성은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이때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가 중력에 저항해 반대로 항성을 팽창시키기 때문에 항성은 중력의 쥐어짜이는 힘에 의해 붕괴되지 않는다.
항성은 일생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수소를 핵융합 반응의 주 연료로 소모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 산물인 헬륨이 계속해서 발생하게 된다. 헬륨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한 온도와 압력은 수소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에 항성은 당장 소모가 불가능한 이 헬륨을 중심부에 쌓아두게 된다. 핵융합에 참여하지 않는 헬륨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항성은 수축하여 더 큰 압력을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항성의 중심이 아닌 곳에서도 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 수소 핵융합이 별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서 이루어지게 되면서 항성은 점차 부풀게 된다. 이 단계를 적색거성이라고 부른다.
결국 중심핵이 충분한 온도와 압력에 도달하면 다음 단계인 헬륨 핵융합이 시작된다. 헬륨 핵융합이 시작된 직후에는 항성은 안정을 되찾아 반지름과 광도가 감소하게 되는데(수평계열), 이 단계에서 항성은 매우 풍부한 수소와는 달리 양이 적은 헬륨을 태우고 있는 데다 주계열성 단계보다 훨씬 빠른 에너지 소모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 중심부의 연료는 바닥나게 되며 항성은 다시 부풀어오르게 되어 점근거성 단계에 진입한다. 이에 따라 항성 외곽 부분의 밀도가 상당히 낮아지므로 스스로의 질량을 항성풍 형태로 빠르게 우주로 날려버리게 된다.
만일 붕괴하는 천체가 그렇게 많이 무겁지 않다면, 붕괴 도중 전자 축퇴압과 중력이 균형을 이뤄 안정되고 그 상태로 서서히 식어가게 된다. 이 상태가 된 천체를 백색왜성이라고 한다.
핵융합으로써 항성을 유지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이전의 원소들과는 달리 철을 핵융합 시키기 위해서는 반대로 에너지를 흡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태양 질량 내외의 항성들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태울 충분한 압력과 에너지를 가지지 못해 이 단계를 마지막으로 한 채 행성상성운을 형성하고 탄소-산소 백색왜성이 되어 생을 마감하지만, 질량이 무거운 항성들은 중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헬륨 핵융합 다음에도 탄소, 산소, 네온, 규소와 같은 더 무거운 원소들을 연료로 사용하여 핵융합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철이 생성되는데 이 단계에서 항성 핵융합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게 핵융합을 시키지 못한 철이 암 덩어리같이 쌓이면서 항성 중심부는 중력붕괴에 저항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는데, 이때 항성은 붕괴를 막기 위해 첫 번째 장벽인 '전자 축퇴압'에 의존하게 된다.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따르면, 정해진 부피 내에서 두 개 이상의 페르미온은 같은 양자 상태에 있을 수 없는데, 항성 내 입자 갯수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자도 페르미온이라 이 법칙에 영향을 받는다. 쉽게 말해 강한 중력에 의해 원자가 압력을 받더라도 원자 내부의 전자들이 양자역학적 효과로 이러한 중력 붕괴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이를 전자 축퇴압이라고 한다.
하지만 항성의 질량이 너무 커 중력이 전자 축퇴압을 압도하는 지경에 이르면, 전자 축퇴압은 결국 무력화되고 항성은 계속해서 수축하게 된다. 이렇게 전자 축퇴압이 중력에 의해 무력화되는 질량은 태양 질량의 1.44배인데, 이를 찬드라세카르 한계라고 한다. 항성의 중심부 질량이 이 한계점을 넘고 전자 축퇴압이 무력화되면, 양성자와 전자가 더 이상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합쳐져 중성자가 된다.
그러나 중심핵의 질량이 중성자 축퇴압으로조차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면 더이상 그 어떤 힘도 중력 붕괴를 막을 수 없게 된다. 결국 항성은 끝없이 쭈그러들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사건의 지평선에 잡아먹히게 되며 블랙홀이 된다.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직후 중심핵이 중성자별이 되었더라도 주변에 남은 물질을 흡수하여 블랙홀로 진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태양 질량의 약 50배 이상 되는 거대한 별의 경우는 중심핵이 중성자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블랙홀로 붕괴하며 극초신성과 감마선 폭발을 동반하게 된다.
전자 축퇴압이 무력화되고 극도의 고밀도, 고압력 상태가 된 철 중심핵에서 양성자는 전자 포획을 통해 전자와 합쳐지며 중성자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후 항성은 곧 전자 축퇴압의 중성자 버전인 '중성자 축퇴압'이라는 두 번째 장벽으로 붕괴에 저항하게 된다. 중성자 축퇴압뿐만 아니라 강력까지 동원되어 붕괴를 멈추는 데 일조한다. 다만 이 역베타 붕괴를 통해 중성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심부 철 핵의 부피가 갑자기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항성은 내파(implosion)이라 부르는 순간적인 수축을 일으키게 되며 이 충격으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 항성은 중성자 덩어리로 변한 중심핵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우주로 방출하게 된다. 이때 남은 중성자 덩어리를 중성자별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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